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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스님의 농담 14-병자의 외출

글쓴이 : 이 옥 향 날짜 : 2010-06-26 (토) 21:00 조회 : 888
한암사에 아주 영리한 신도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나에게 와서 "스님 구병시식을 해줘야 겠습니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러느냐고 묻자
"남매를 기르는데 너무 불쌍해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절에 데리고 오라 했습니다.
그날 밤 삼십 대 초반의 여자가 남매를 데리고 왔습니다.
여자의 눈은 깊히 침잔 되어있으면서도 허둥지둥거리는 것이 평범치 않았고 여덟 살 난 아들은 왠지 혼이 없어 보였습니다.
네 살 된 딸은 영리해 보였는데 넋이 빠진듯했습니다.
여자는 곧 자살할 것만 같았습니다.
나는 뭔가라도 해서 위안을 주고 싶었습니다.
50 만원에 구병시식을 하기로 했지요.
그 다음 날 밤 그 여자는 남매를 데리고 왔습니다.
봉투지에 넣지 않은 돈 오십 만원을 갖고 왔는데 돈을 돌돌말아 쥐고는 돈을 내놓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땀만 뻘뻘 흘리면서 날잡아잡쇼 하고 무조건 앉아 있는 것이었지요.
나는 "돈 갖고 왔으면 달라고 했습니다."
그 여자는 창백한 얼굴에 톤 없는 목소리로 "스님 확실한 가요?" 하고 물었습니다.
나는 빼앗듯이 돈을 가로채고 "걱정 마!" 하고 소리쳤습니다.
그 때 그 여자는 뭔가 정확한 말을 안 들으면 안 갈 것 같았습니다.
잠시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들은 울려고 하고 딸은 불안해 했습니다.
아니들은 울기시작했고 나는 돈을 돌려 주고 싶어졌습니다.
나는 아이들에게 소리쳤습니다.
"조용히 해 이것들아!"
그러자 그 여자는 "아이들에게 큰소리치면 안 돼요. 제가 가면 되잖아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엉거주춤 일어서면서 내 눈만 바라봤습니다.
내게서 거짓을 찾는 듯 했습니다.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체념한 듯 일어서며 뒤돌아 보지도 않고 가려고 했습니다.
나는 "날짜를 잡아야지!" 하고 소리쳤습니다.
그 여자는 "예, 예"만 반복했습니다.
달래서는 안 될 것 같아서 다음 날 저녁에 날짜를 잡았습니다.
다음 날 밤 구병시식을 끝내자 그 여자는 미소를 띠우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이 후련한 듯 절은 어떻게 다니냐고 물었습니다.
매일 절에 오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의외로 말을 잘 듣는 분이었습니다.
아주 성실하기까지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4년제 간호대학을 나온 사람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그녀의 기도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자 마음의 안정을 찾아갔고 108배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몇 달이 지난 후 천배천일을 시작했습니다.
그 때까지 그 녀의 남편은 완전한 직장을 못잡고 있었습니다.
천배천일을 한지 얼마 후 남편은 직장을 대구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나는 천안을 떠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기도와 참선으로써 끝을 보라는 뜻이었지요.
빨리 불자로 만들기 위해 법명을 내려 주었습니다.
자비로울 자 자에 지혜로울 혜자 자혜가 법명이 되었습니다.
자혜보살은 정진력이 뛰어나고 선기도 강한 보살이었습니다.
남편은 대구에서 다시 천안으로 오게되었습니다.
몇 년 후 아빠는 공장장이 되었습니다.
아이들도 발전을 하기시작했습니다.
아들은 공부를 잘했고 딸은 주위사람들한테서 칭찬만 듯는 아이로 커갔습니다.
한암예술단이 만들어지면서 자혜보살은 조명팀장을 맡았습니다.
공연마다 조명기술이 발전하기 했지요.
천배천일기도하던 중간에 실패를 하고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젠 몇달 후 천배천일 희향을 합니다.
그의 얼굴에 대보살의 광명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밤에 왔습니다
삶이라는 것
그것이 밉게 만들었지요
세상이 광명천지로 바뀌는 날
자혜의 참된 미소를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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